"일본은 IT분야에 있어서 만큼은 후진국이다(Japan is a developing country in terms of IT)."
-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개인적으로도 늘 궁금했던 내용이지만 다른 곳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보지 못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직접 정리했다.
1.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Japanese Technology |
비즈니스 문화에서 아직도 완고히 face-to-face를 지향하는 일본. 보스는 직원들이 오피스에 나와서 일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무실에서는 여전히 종이와 얼굴을 맞대고 하는 미팅으로 스케줄이 가득 차있다.
코로나 시기에 바뀐 업무 환경으로 최근 일본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당시 스가 총리도 최소 정부 서비스 부터라도 디지털화 해야한다는 의견을 같이 했다. 최근에는 회사에서 팩스기 없이 돌아갈 수 있게 만드는 등 작은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디지털화에 반발하는 회사와 직원이 많다고 한다.
많은 것이 발전해있는 선진국 일본에서 왜 IT 만큼은 이토록 뒤쳐져 있는가?
1.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오래된 것이 좋은 것, 지켜온 것을 지켜나가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보수적인 일본에서는 누군가 다른 의견을 내더라도 의견이 수렴되거나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전반적으로 그냥 시키는 대로, 여태 하던 대로 하자라는 식의 태도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다.
기술적으로도 마찬가지로, 1960년대에 개발된 Cobol이라는 언어를 아직도 사용 할 정도. Java나 Python이 대세이지만 특히나 은행이나 대기업은 새로운 시스템으로 싹 갈아 엎기보다는 기존에 쓰는 프로그램과 언어를 유지 보수해가며 쓰기를 원한다고 한다.
2. 정사원은 평생사원
일단 정사원으로 회사에 들어가면 본인이 그만두지 않는 한, 능력이 있건 없건 회사에서 오래 일하면 일할수록 승진도 되고 급여도 오른다. 회사 입장에서는 직원을 해고할 경우 일본 국가에서 지원받는 중소기업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되기도 하고, 직원 입장에서도 한번 그만두면 다른 회사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굳이 회사를 떠날 마음이 없다. 대학에서 졸업하자마자(신소쯔) 그해에 신입으로 바로 직장을 구해서 일하다 결혼, 대출해서 주택 구매, 평생 일하며 대출을 갚아가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라 다니던 회사를 쉽게 그만둘 수도 없다.
일드에서 보면 의욕없이 서류가방만 들고 출퇴근하고, 퇴근 후 맥주 마시는 낙으로만 사는 아버지 캐릭터가 많은 걸 기억하는가? 이런 아버지들이 해고당할 일도 없고, 새로운 걸 만들고 바꿔나가려는 의지도 없는 회사에서 일하니 기술적으로 발전을 시키려는 의욕 자체가 나올 수가 없다.
IT는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하고 새 기술을 접목해야하는 산업인데, 제자리만 지켜도 살아남는 일본의 회사 구조에서 해고당할 위협도 없이 제자리만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3. 아웃소싱
특히나 IT 쪽은 아웃소싱으로 전문업체에서 파견하는 외부 사원이 가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이 파견회사 소속인 외부 사원들은 일반적으로 정사원들이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야근까지 하는 것과 반대로, 계약으로 정해진 만큼만 일 하기 때문에 정시가 되면 퇴근을 한다. 혹시라도 업무를 끝내지 못하고 계약 기간이 종료되더라도 그걸로 오케이라는 것이다.
* 참고로, 워낙 IT 인력이 부족해서 해외 테크 인력들을 찾는 헤드헌터들이 많다. 실제로 한시간 정도 미팅을 해본 적이 있는데, 일본어 실력이 부족할 경우 회사에서 일본어학교까지 보내주면서 고용한다고도 했다(이 미팅 내용은 이후에 따로 포스팅 할 예정).
4. 테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
북미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지금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예전의 의사나 변호사 정도로 생각될 정도로 사회적 지위가 높고 보수도 좋은 편이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대우를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Software Engineer라는 직업 자체가 다른 나라들에서 만큼 존중받고 prestige (위신있는, 선망을 얻는)한 위치라는 인식 자체도 없을 뿐더러, 일반적으로 아웃소싱으로 대체되는 것, blue color 직업으로 인식한다.
hardware = first class
software = second class
일본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 여전히 손으로 만질 수 있고 손으로 볼 수 있는 것들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다시 말해 tangible (유형의, 분명히 실재하는, 만질 수 있는)한 것들을 더 중시한다.
5. IT 교육
6. 외국인에 대한 거부
외국인 노동자들은 많지만 그들이 시민권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노동력은 필요하니 단기로 체류할 외국인들은 쓰지만, 이들을 일본 국민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은 아니다' 라는 아베 전 총리의 확고한 발언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을 뿐, 이들이 결국 일본에서 평생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유능한 테크 인재들은 거주 나라와 출신 국가를 불문하고 서로 받아들이려는 세계적인 기업이 많은데, 일본정부의 이런 태도가 외국인이 쉽게 가서 일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기도 하다.
7. 참고 자료
1) A reluctant Japan Inc at last enters the digital age - The Economist
2) Why Japanese Technology Fell Behind - Hello Mayuko
3) 일본 IT구조와 취업을 좀 알고 얘기하자 - 디시인사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