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한 번도 보기 힘들다는 개기일식을 내 생애 두번째, 그것도 지금 살고있는 캐나다 온타리오 토론토에서 보게 되다니! 사실 그전까지는 기사로만 확인했고, 어젯밤에는 토론토로 지나나는 시간만 찾아보느라 미리 개기일식을 보는 안경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였다.
1. 개기일식 관측 안경
1. 개기일식 관측 안경
토론토에는 100% 완전히 가려지는 게 아니라서 눈을 보호하기 위한 안경이 꼭 필요했기 때문에 서둘러 이튼센터로 향했다. V가 알려준 Showcase라는 아이들 장난감 파는 매장에 가봤는데 이미 며칠 전 다 팔렸다고 했고, 근처 캐네디언 타이어도 솔드아웃, 무료로 안경을 나눠준다는 Wardy Parker라는 안경점도 들러봤지만 이미 다 나가고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준비한 선글라스만 가지고 리버데일 파크(Riverdale Park East)로 향했다.
2. 개기일식 시간별 변화 (토론토 기준)
토론토는 2시부터 시작되어서 4시쯤 끝날거라고 했는데, 리버데일파크에 도착했을 때가 2시 반쯤이었다.
1) 2시반 - 3시 사이
리버데일 파크 개기일식 |
처음 도착했을 때는 잠깐 하늘이 맑았지만 전반적으로 구름이 꽉 낀 상태였다. 이미 일찍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가족, 친구들과 함께 다같이 즐기는 축제 분위기였다.
날씨가 좋은 여름 주말이면 평소에도 이렇게 사람이 많긴 하지만, 이 날씨에 이렇게나 나왔다는 게 신기했다. 게다가 월요일 오후 2시... 다들 일 안하시나요? ㅎㅎㅎ
토론토 개기일식 2024 |
개기일식 안경이 없어서 웬만하면 직접 해를 바라보기 않으려고 했는데, 궁금해서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다. 다들 맨 눈으로 그냥 올려다보고 있길래(!) 나도 잠깐 하늘을 봤더니 어머 진짜 달이 삼키고 있는 해가 보였다!
그나마 구름 사이 잠깐 하늘이 보였을 때 찍었고, 이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구름뒤에 숨어서 해를 볼 수 없었다;;
해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다들 달이 해를 완전히 덮어 어두워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날이 점점 어둑해지는 것만 보였고 하늘은 여전히 구름으로 꽉 막힌 상태다.
2) 3시 20분 암흑
그러다 3시 10분이 넘어가면서 점점 더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노을이 진 후처럼 정말 하늘이 어둡고 날씨도 갑자기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해가 덮이는 광경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들 하늘만 바라보며 열심히 사진과 동영상을 찍었다.
토론토 리버데일 파크 개기일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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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개기일식 2024 |
해가 사라지고 온 세상이 고요했던 1분.
3) 3시 22분 이후
단 2-3분 만에 다시 날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아마 겹쳐있던 달이 이제 해를 지나가는 구나보다 했고, 사람들이 그냥 이유없이 환호하고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ㅎㅎㅎ 날은 흐렸고, 아쉽게도 토론토에서 제대로된 개기일식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런 이벤트를 가족, 친구와 함께 즐기는 순간 자체가 중요하니깐.
이즈음 하나둘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기 시작했다.
4) 3시 30분
꽉 막힌 하늘을 보며 '이걸로 끝이구나' 하고 나도 빠져나오다 아쉬워서 잠시 서있었더니, 갑자기 한쪽에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해가 어디쯤인지 감도 잡을 수 없었던 그 때, 먹구름 사이로 초승달 같은 해가 다시 나타난 것!
캐나다 토론토 개기일식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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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람들과 함께 일찌감치 공원을 빠져나왔다면 못 봤을 이 풍경. 개기일식 안경은 없었지만, 너무 눈부시게 맑은 날이 아니라서 그냥 선그라스 채로 촬영하면서 핸드폰으로 이 풍경을 봤다.
숨어있다가 잠깐씩만 나타나서 그런지 더 귀하고 예쁘고 신기했던 오늘의 개기일식. 귀찮다고 집에 있었으면 앞으로 못 볼 수십년간 후회할 뻔 했다.
이번 개기일식을 통해 느낀 점.
다음 기회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음껏 바라보고 즐길 수 있도록 개기일식 안경을 미리미리 준비하자. 사더라도 얼마 안하지만 무료로 나눠준 곳도 많았다고 하니, 미리미리 챙겨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