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봄에 오타와에 다녀왔는데, 운 좋게 가을인 9월에 다녀올 기회가 또 있었다. 총 3박 4일 일정이지만 첫날은 토론토에서 차로 이동하느라 시간을 다 보냈고, 마지막날도 점심먹고 커피마신거 말고는 토론토로 돌아오는데 시간을 보내서 제대로 보낸 건 2일차와 3일차 이틀.
1. 첫날 일정
1. 첫날 일정
토론토에서 차로 이동했는데 오후 늦게 출발해서 저녁식사 후로는 어두워져서 깜깜한 하이웨이를 계속 달리기만 했다.
1) 토론토 출발
퇴근시간 전이었지만 도로가 꽤 붐벼서 토론토를 나서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캐나다 서부는 큰 도시를 떠나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펼쳐지지만 동부는 끊임없는 허허벌판의 연속이라 사실 좀 지루하다.
무지개 발견 |
그래도 이번엔 초반부터 걸려있던 무지개 구경하고 드라마틱하게 변하는 구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2) 저녁식사
토론토에서 오타와나 몬트리올 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식사를 하기에는 킹스턴이 가장 좋다. 이전에도 들린 적이 있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이번에도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참고로 킹스턴을 제외하고는 가볼만한 식당은 하이웨이에서 내려서 좀 더 달려야 있거나, 하이웨이 휴게소 같은 곳은 대부분이 체인 버거나 샌드위치류라 제대로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다.
3) 오타와 도착
최대한 저녁을 빨리 먹고 쉬지않고 달렸음에도 오타와에 도착하니 이미 밤 10시. 늦어서 외출은 물론이고 호텔 내 수영장도 이용할 수 없어서 짐풀고 그냥 와인 한잔 마시고 티비보다 잠들었다.
2. 둘째날 일정
봄에 왔을 때 이미 왠만한 곳은 다 돌아본 후라 이번에는 오타와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다양한 동네를 둘러볼 생각이었다.
1) 오타와 차이나타운
날씨가 흐리고 제법 쌀쌀했는데 그래도 호텔에만 있고싶지는 않아서 차이나타운 쪽으로 무작정 걸었다. 이미 봄에 왔을 때 주요 관광명소는 다 둘러본터라 이번에는 그냥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모습이 궁금해서 여러 동네를 걸어다녀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타와 차이나타운 |
화요일 낮이라 그런지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적었고, 높은 건물이 없어서 토론토와는 다른 느낌이었지만 팬데믹 후라 그런건지 원래 이 도시자체 분위기가 차분한건지 문을 닫은 상점과 식당들이 꽤 많았다. 특이하게 기억에 남았던 점은 차이나타운인데 중국 음식점보다 베트남 음식점이 엄청 많았던 것. 오타와에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사는걸까? 눈을 돌리는 곳마다 보이는 식당은 죄다 베트남식당에 수퍼마켓, 주얼리를 파는 곳까지 다양했다.
2) 오타와 Little Italy
차이나타운이 워낙 조용해서 그대로 걸어서 Little Italy 지역까지 가봤는데 막상 가보니 너무 볼 게 없어서 사실 몇 번이나 그냥 호텔로 돌아갈까 고민을 했다. 그래도 이날이 아니면 언제 다시 이 동네를 와볼까라는 생각에 계속 걸어보긴 했지만 특별하게 즐길거리는 없었다. 게다 날씨까지 흐려서 동네 분위기도 칙칙하고 해서 그냥 어느정도 걷다 다시 호텔 쪽으로 발을 돌렸다.
3) 점심 후 호텔에서 휴식
Little Italy에서 우버나 지하철을 찾아보고 타고 호텔로 돌아갈수도 있었지만 날씨가 추워서 Pho를 점심으로 먹고 싶었다.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차이나타운에서 미리 봐둔 Pho Tuan이라는 곳에서 미디움 사이즈 포를 먹었는데 무려 $16.
Pho Tuan |
인플레이션이라는 건 알지만 최근 2-3년만에 포 가격까지 이렇게 오르다니. 사실 Pho 맛집은 토론토에도 정말 많아서 특별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추워서 맛있게 잘 먹었다. 든든히 점심을 먹고 다시 호텔까지 20분 정도 걸어와서 휴식.
4) 퀘백주에서 감상하는 오타와
호텔에서 어느정도 쉬고는 다시 나와 Parliament Hill 부터 페어몬트 호텔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딱히 어디를 가야겠다는 계획은 없이 걸었는데 페어몬트 호텔에서 강가로 내려가서 걷다보니 공원이 나왔고, 공원을 걷고보니 퀘백주로 건너가는 다리가 나와서 무작정 걸었다.
Alexandra Bridge |
이 다리를 사이에 두고 온타리오주와 퀘백주로 넘어갈 수 있는데 15분? 20분? 정도면 건널 수 있는 길이의 다리이다. 기대도 안했는데 여기서 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Canadian Museum of History까지 가서 강가에 있는 공원에서 잠시 쉬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었다. 노을이 질 때까지 구경하고 싶었는데 날이 쌀쌀하기도 했고 피곤해서 혼자 충분히 시간을 보낸 후에 다시 다리를 건너 호텔로 돌아왔다. 참고로 Canadian Museum of History 쪽에서 카페를 찾아봤는데, 근처에 카페도 많이 없을 뿐더러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라 딱히 가서 잠시 쉴 만한 곳도 없었다. 나중에 이 근처를 차로 돌아보니 박물관이 있다는 것 뿐, 그냥 조용한 주택가였다.
5)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
저녁은 호텔 근처에서 맛있는 스테이크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밤엔 우리가 머문 호텔 3층 수영장에 잠시 내려가서 수영을 했다. 10시까지만 오픈인데 9시 20분쯤 간터라 오랫동안 놀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물에서 시간을 보내니 정말 즐거웠다. 우리 말고도 아이들 2-3명이 있는 가족이 있었는데, 그 중 한 꼬마가 물 밖으로 잠시 나온 나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Come in!' 이라며 같이 들어와서 놀자길래 너무 귀여웠다. 호텔에서 마주치는 꼬마들은 하나같이 어쩜 그렇게 붙임성이 좋은지 정말 너무 귀엽다.
3. 셋째날 일정
1) 바이워드 마켓 (ByWard Market)
아침을 천천히 먹고 충분히 쉰 다음 11시가 되어서야 호텔을 나왔다. 바이워드 마켓 쪽으로 가다 몰에서 인디고 서점을 발견했는데, 프렌치 요리책이랑 책 말고도 이것저것 아기자기한 소품 등 구경할 게 많아서 구경하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인디고로 들어갔다가 쇼핑몰까지 같이 구경을 했는데 캐나다 어디를 가던 몰은 비슷비슷해서 그냥 룰루레몬, 캐나다구스 같은 브랜드만 대충 둘러보고 나왔다.
2) 점심 후 호텔에서 휴식
봄에 왔을 때 가고 싶었던 바이워드마켓 내 타코맛집을 드디어 가보게 되었는데 막상 가니 타코 말고 케사디야가 먹고 싶어서 meat 추가해서 먹었다. 한입 먹어보고 너무너무 맛있어서 흥분하며 먹었는데, 먹다보니 양이 좀 많아서 나중에 엄청 배가 불렀다.
Corazon De Maiz의 케사디야 |
배가 엄청 불렀지만 호텔로 돌아가는 길이 햇볕이 쨍하면서도 추워서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들고 마시며 호텔로 돌아갔다. 오타와 다운타운은 다운타운이지만 은근히 drug store나 카페 등이 문을 닫거나 드문드문 있는 경우가 있어서 필요한 게 있다면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미리 검색해서 주변해서 먼저 해결해둬야한다는 걸 전날 깨달았기 때문.
3) Gatineau Park에 있는 Pink Lake
원래는 이날 오전부터 혼자 여기에 가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검색해보니 무료 셔틀이 있는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지금 시즌(9월)엔 주말에만 있는 거였다... 우버로 어떻게 거기까진 가더라도 Gatineau Park(Parc de la Gatineau) 자체가 워낙 커서 돌아오는 길에 산에서 우버를 못 잡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오후에 둘이서 같이 짧게 둘러보기로 했다. 거리상으로는 20분 정도면 가는 거리였는데, 도중에 주유를 해야해서 다시 빙글빙글 돌기도 하고 퇴근시간이라 차도 좀 막혀서 결국 40분 넘게 걸렸다.
Pink Lake |
그치만 Pink Lake 트레일 입구 쪽에 주차하고 바로 들어가보니 물 색깔도 너무 예쁘고, 바람도 안 불고 풍경이 정말 예뻤다. 시간이 없어서 40분쯤 걸어 들어갔다가 다 돌아보지는 못하고 도중에 다시 돌아나와야했지만 미리 블로그에서 오타와 정보 찾아보고 여기를 발견해서 와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했다. 오타와에서 여유 시간이 있다면 꼭 들러보기를 추천!
4) 저녁 스킵하고 또 수영장
이날 저녁은 혼자 먹었어야 했는데, 점심 때 먹은 케사디야 덕분인지 배가 덜 고프기도 했고, 8시를 넘기니 근처에 마땅히 뭘 테이크아웃해서 들고오기에 마땅한 곳도 없어서 그냥 따뜻한 차에 프로틴바 하나 먹으니 저녁 생각이 사라졌다.
대신 혼자서라도 다시 수영장에 내려가서 즐기자는 생각에 9시 15분쯤 내려갔는데,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수영 못하는 나지만 부끄러울 거 없이 혼자 물장구치며 잘 즐기다 왔다. 호텔에 사우나가 있다는 정보를 어디서 본 것 같아서 같은 층을 찾아봤지만 결국 못찾고 대신 룸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물에 오랫동안 샤워했다. 혼자만 남은 날이라 밤시간에 뭘하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역시 수영을 하고나면 금세 노곤노곤해서 그대로 골아떨어짐.
4. 마지막날 일정
1) 체크아웃 후 점심
오타와에 온 후로 너무 걸어다녀서 그랬나 피곤했는지 10시까지 푹 잤다. 체크아웃 전에 조깅을 나가던 수영장을 한번 더가던 뭐라도 하려고 했는데 결국 내려가서 팀홀튼에서 아침만 사와서 룸에서 먹고, 방에서 오전 햇살을 즐기다 12시 체크아웃 시간에 딱 맞춰서 체크아웃을 했다.
오타와 델타호텔 로비 |
아직 배가 고프지는 않고 캐리어 가방 끌고 어딜 돌아다니고 싶은 생각도 없어서 그대로 1층 로비에 앉아 밀린 블로그를 했다(참고로 2층에 일할 수 있는 데스크들이 있어서 조용한 환경을 원한다면 2층을 추천).
오타와 Sansotei Ramen |
1시간쯤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고, 갑자기 라멘이 먹고 싶어서 근처 Sansotei Ramen에 갔는데, 오랜만이라 그랬나 토론토에서 먹었던 것 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 점심 잘 먹고, 근처 스타벅스에서 커피 사서 좀 마신 후 비아레일타러 이동.
2) Via-Rail타러 지하철로 Tremblay역으로 이동
다운타운에서 걸어서는 1시간 거리라고 나오길래 여기도 구경할 겸 걸어서 가볼까? 했는데 지하철타고 이동하길 천만다행이었다. 가는 길에 볼거리가 없어서 심심해보였는데, 햇볕 쨍한 낮시간에 여길 캐리어 끌고 한시간이나 걸었으면 분명 엄청 힘들었을거다;;
Ottawa Via Rail |
3) 토론토 도착
그렇게 5시간 기차를 타고 토론토에 무사히 도착! 캐나다 다른 도시를 갈 때마다 그 도시가 주는 조금은 다른 풍경에 설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도시가 주는 편리함 & 화려함이 좋아서 나는 아직까지는 캐나다에선 토론토가 제일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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